아내와 딸을 먼저보낸 아버지의 넋두리

2010.02.04 07:00




내게는 가장 좋아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선배 한분이 계신다. 마냥 사람이 좋아 자신이 가진것 퍼주기를 천직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고 법없이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착해 빠진 선배이다. 천성이 여기저기 퍼주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5년전 마흔이 다 된 나이에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되었는데....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원하던 아이도 결혼하자마자 생겼고....평소에 딸이 좋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딸 아이를 낳았고....그 선배는 여느 부모가 그러하듯 딸이라면 별이라도 따다주고 세상에 있는 모든 좋은것을 다 보여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선배는 정말 지지리도 복도 없는 사람인지.....두 해전.....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 아내와 딸을 먼저 떠나보내게 되었다.2년여 동안 인생을 포기한 듯 살아오던 선배와 몇일 전 술자리를 가지게 됐는데.....아내와 딸을 먼저 보낸 선배의 넋두리가 얼마나 가슴 아프던지 남자 둘이 부여잡고 한참을 펑펑 울고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떻게 가슴에 묻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잠을 자도 일을 해도 밥을 먹어도 술을 마셔도 언제나 머리속에서 떠나지가 않는데...도대체 어떻게 가슴에 묻는다는 건지.....나는...도저히 알 수가 없다"

" 3살배기 딸이 사고나면서 얼마나 아팠을까를 생각하면....지금도 눈물이 앞을 가려서 잠이 오지 않는다. 다....내 잘못이지...모든게 다 내 잘못이야. 아내와 딸을 먼저 보낸 놈이 죽을 용기도 없어 이렇게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xx야...형이 어떻게 살면 되겠냐?.....제발 방법 좀 알려주라...제발....내가 어떻게 살아야 아내와 딸에게 사죄하는건지...."

" 1시간이 지나도...지옥 같은 시간이고...1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는게 지옥 같다. 아내와 딸을 보내고 나서...하루도 편하게 자본적이 없다. 남들은 시간이 약이라는데....왜 내가슴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아픈거냐...도대체 왜........."


선배의 한 맺힌 넋두리를 들으면서 나는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소주를 3병도 넘게 마셨지만 그렇게 정신이 말짱할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얼마나 아프던지.....그저 묵묵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내도...딸도 먼저 보냈으니....그 마음을 당해보지 않고 어찌 알겠냐만은 그 눈물이 그 넋두리가 세상 어느것보다도 가슴아프다는 것만은 느낄 수 있었다.

사실...선배가 이렇게 가슴아파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물론 어떠한 이유라 하더라도 아내를 보내고 또 딸을 보낸 마음이야 똑같겠지만...유난히 더 아파하는 이유는...교통사고 당시에 자신이 차를 운전했고....사고도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자신도 거의 죽다시피 하다 살아났는데 여자인 아내와 딸을 그자리에서 보내버렸으니....어떻게 가슴이 찢어지지 않고 베겨나겠는가?

그 날..난생 처음으로 소주와 눈물이 번벅이 되버린 그날.. 선배에게 딱 한마디를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선배.....살아!! 그래도 살아!! 아파도..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도 살아야지...제발 잘 살아.....그래야 나중에 형수님이랑 아가랑 만나면 면목이 있잖아...그러니까 열심히 살아"






댓글좀요...

댓글 리스트!!

  1. 당사자가 아니면..그마음 다 해아릴수가없겠죠..
    옆에서 많이 다독여주고..위로해 주는 것 밖에요..

  2. 이러한 슬픔도 어떠한 위로보다 자신의 의지가 중요할꺼예요... 너무 가슴 아픈 사연에 저절로 숙연해 지네요..

  3. 비밀댓글입니다

  4. 저는 25세에 45세의 엄마를 교통사고로 그자리에서 보내고 10년이상을 가슴앓이를 했습니다.
    자식도 그런데..부모는 어떻겠어요. 안타깝습니다.

  5. 아 아 ........
    얼마나 사시는게 괴롭고 힘들까요..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대 그게어디 말처럼 될가요..
    저도 자식을 암으로 먼저보내고 항시 세상이 뿌여게 물들것처럼 보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용기내시고 ...열심히 살으시라는 통상적인말.. 그것 밖에없내요....
    슬품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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